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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그건그래

선샤인 (Sunshine, 2007)

생각의탄생 2008. 11. 13. 22:04




I Am Kloot : Avenue of hope
선샤인
감독 대니 보일 (2007 / 영국)
출연 킬리언 머피, 크리스 에반스, 로즈 번, 양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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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명작으로 꼽는 'Shallow grave' 의 (트레인 스포팅과 28일후의 감독이기도 한) 대니보일 감독 작품.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 혹은 신의 노여움을 산 인간의 최후 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카루스의 날개의 현대판.
영화의 전반적인 구조는 이벤트 호라이즌과 너무 흡사해, 사실 감상중에 리메이크작이 아닌가 검색을 해보기도.

우주의 섭리마저도 인간이 바꾸어놓을 수 있는 아마겟돈류의 SF/우주/재난 영화에 너무 길들여져있다보면
상대적으로 잔잔한 분위기, 혹은 철학적 의미를 가진 선샤인의 배경이 우주라는 사실은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태양(신)에 도달하려는 인간(우주선의 이름마저도 이카루스인)에 대한 이카루스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시놉시스의 첫머리에 우주라는 단어를 반드시 써넣을 필요가 있었으리라 본다.
마치 '눈이 멀고, 몸이 타들어가더라도. 저 빛나는 태양과 다시 마주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죽어도 좋아'
라고 말하는듯한 우주인들의 눈에 비친 태양. 그 아름답고도 두려운 영상을 표현해내기 위해서는 더더욱.


어느 영화나 그렇지만, 특히 선샤인은 영화 자체의 '재미'에 대한 평가가 사람에 따라 크게 엇갈리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명언이 적힌 쪽지' 에 비유할 수 있겠다. 쪽지가 화려해서라기보다, 쪽지에 적힌 명언이 주는 감동과
잔상이 더 오래 남는, 그런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대니보일식 영상 (육지의 방, 이카루스I과의 도킹때 보여주는 스플래시, 앞서 언급했던
태양의 화려한 비주얼)과, 영화가 끝난 후 몰려오는 태양(신)과 인간 존재에 대한 새삼스런 고뇌,
(우주를 경험한 우주인들은 돌아온 이후 유명인사나 정치인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데, 때로는 미치거나
 때로는 종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이 그들을 변화시켰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이 영화가 그들이
 느꼈던 것을 일부나마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이 노래
Avenue of hope 는 이 영화를 한번쯤 볼만한 작품으로 만드는 충분한 세 가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