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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W
절판된지 오래된 책을 구할 길이 없어 아쉬워하다가 중고서적을 검색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의외로 쉽게 받아볼 수 있었다. 먼저 신문지로 감싼 뒤에 내가 좋아하는 누런색 종이로 한번 더 포장되어 배송된 책. 조금 변색되어 있어도, 누군가의 흔적이 남아있어도 오히려 기분이 더 좋은 것은 책에 쓰여진 이야기와 더불어 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상상 때문이 아닐까. 그 전에는 먼지 쌓인 서고에서 오늘까지 오랫동안 기다렸을테고, 또 그 전에는 어떤 주인에게 자신이 가진 활자를 마음껏 내주었을 터이다. 그 때에는 아마 자신이 이렇게 여러 곳을 옮겨다닐 것이라 짐작하지 못했겠지. 오늘 밤에는 귀를 기울여 보리라. 네가 세상에 처음 나오던 그 날의 포부는 어떠했는지. 마지막 페이지에 서명하던 이십년 전 그 ..
이별 이별은 항상 불공평해 만남 그 다음이 이별이니까 이별 다음 만남일 수 없으니까 혹 오래전 만남의 설레임이 지금 이별의 상실보다 크다 해도 마음은 더 가까운 것을 기억하니까 나는 지금 슬프니까 헤어지게 될 사람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번 알게 된 사람은 이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은 만나지 않아도 좋으니 너와는 이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지붕뚫고 하이킥 종영 씁쓸한 결말 그리고 이별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모두 세상에 비워내어 가장 낮은 곳에서 곧 세상이 되신 분이여 당신의 삶을 온전히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길을 따르겠습니다 주님 품안에서 평안한 안식 얻으소서 또한 바라옵건데 저희를 위하여 기도해주소서 아멘 가시고 나서야 이렇게 큰 빈자리가 보이니, 눈물이 울컥 쏟아진다.
중학교때였나 고등학교때였나 아무튼 국어 교과서에서 보았던 글로 기억 하는데 무엇인가 하니 소설가 계용묵 선생의 구두라는 수필이다. 구두 수선을 하여 뒤축에 없던 커다란 징이 생겼는데 흡사 말발굽 소리와 같아 신경이 쓰이던 어느날. 앞서가던 한 여인이 나의 발소리를 듣고는 놀라 발걸음이 빨라져 분주한 걸음걸이로 힘껏 달아난다. 자연스러운 구두 소리이니 안심하라 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억울하다 생각하던 때에, 그 여인이 한 골목으로 내닫으며 추격전 아닌 추격전은 일단락 된다. 짧은 수필임에도 '또각또각'하는 구두 발걸음 소리라던가, 007시리즈 버금가는 숨막히는 추격전의 실감나는 표현이라던가, 아무튼 어린 내 기억에 남았던 것은 그 느낌일 뿐 '공감'때문은 아니었는데, 어느날 밤인가부터 나도 나의 ..
서울 한복판. 좁게 뻗은 골목길을 몇 번쯤 돌아 들어가면 나오는, 황갈색 벽돌로 지어진 2층 주택. 할머니의 정성이 가득 담긴 화초들이 놓여있는 작은 마당을 지나 신발을 벗고 본채로 올라서면 열려진 1층의 방에서는 커다란 돋보기를 쓰고 신문을 보시던 할아버지가 계셨다. "우리 강아지" 하고 부르시는 할아버지의 무릎에서 오늘도 가지고 싶은 장난감 물총을 사달라고 조르던 철없는 손주녀석은 뭔가 재미있는 일을 생각해 냈다는 듯, 가파른 나무 계단을 쏜살같이 올라가 2층 제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몇 일째 밀린 매일학습을 뒤로하고 꺼낸 할아버지 그림을 쥐고 내려가 그 앞에서 자랑스럽게 펼쳐든다. 할아버지의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을 점선 따라 세 줄이라고 표현했던 진지한 손주의 말 한마디에 허허허 할아버지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