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W

장기기증 희망등록. 어렵지 않습니다. 본문

머리에서/자유롭게

장기기증 희망등록. 어렵지 않습니다.

생각의탄생 2009. 3. 20. 18:24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신지 벌써 한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약 일주일동안 온 나라를 달구었던 추모 열기도 이제는 잔잔한 불빛으로 변했고,
종교를 떠나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던 그 날들 이후
사회 곳곳에서는 따뜻한 봄의 기운처럼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보잘것 없는 저 역시 그 따뜻한 바람의 수혜자입니다.
지난달.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미루어왔던 장기기증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지요.
필요한 정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면서도 이렇게 간단한 장기기증 등록은
왜 미루어왔는지 부끄럽지만 지금이라도 등록했으니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혹시 마음은 있는데 미뤄오신 분들은 잊어버리기전에 등록하시는게 어떨까요?

절차는 매우 간단합니다. 신청서 작성 및 송부 (온라인/우편) 하면 끝!
등록업무 및 등록증 발급 등의 과정은 모두 등록기관에서 처리해줍니다.
요즘 유행하는 박지선씨 유행어로 표현하면 '참 쉽죠잉~'
다만 통합된 하나의 기관이 아니라 장기기증등록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으므로
확인하고 등록하시면 됩니다. 제가 아는 대표적인 기관 몇곳을 링크해봅니다.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 http://www.obos.or.kr/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http://www.donor.or.kr/
국립 장기이식 관리센터(KONOS) http://www.konos.go.kr/

저는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에서 신청서를 받아 작성하고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출력이 어려운 경우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기시거나 02-3789-3488 번으로 요청하시면
신청서와 안내책자를 보내주신다고 하네요. (홈페이지 참고) 다른 기관들의 경우 우편 등록
이외에 홈페이지 가입과 공인인증서 인증 등으로 온라인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가능합니다.

기증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1. 뇌사시 장기기증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각막, 췌도, 소장)
- 2. 사망시 장기기증 (각막, 신장, 췌장, 췌도)
- 3. 인체조직기증 (뼈, 연골, 근막, 피부, 양막, 인대 및 건, 심장판막, 혈관 등)
본인 의사에 따라 1-3 가지 중복 선택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담당기관에서 접수 및 처리가 완료되면 KONOS 의 기증희망조회 페이지에서
본인의 장기기증 희망등록 여부를 확인하실 수 있으며, 기관별로 등록증이 배송됩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등록증은 지갑 등 항상 소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들에게 미리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두는 것이겠지요.
위 사진은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의 장기기증 등록증입니다.

------------------------------------------------------------------------------------

개인의 종교나 가치관에 따라 아주 쉽거나 혹은 아주 어려운 선택이 될 수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제가 장기기증에 대해 간단하게 내렸던 결론은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어차피 죽으면 썩어 없어질 보잘것 없는 육신, 그대로 썩게 내버려두거나 혹은
다시 사용되는 세상의 모든 것들 가운데 가장 의미있는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일.
사실 어찌보면 너무 쉽고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제가 살아 생전에 어떤 좋은 일을 하더라도 생명을 나눠주는 일만 하겠습니까?
게다가 이것은 현재의 선행이 아닌, 일종의 예약 증서에 불과하지요.
앞으로는 이런 소극적인 행동에서 벗어나 헌혈도 많이 하고, 조혈모 세포 등록(골수기증)도
하는등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리라 다짐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등록증과 함께 배송된 안내문의 좋은 글귀를 덧붙입니다.

------------------------------------------------------------------------------------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언젠가는 나의 주치의가 나의 뇌기능이
정지했다고 단정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 나의 침상을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산 자의 것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나의 몸을 산 형제를 돕기 위한
충만한 생명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나의 눈은 해질 때 노을을,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얼굴과
여인의 눈동자 안에 감추어진 사랑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은 끝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내가 부탁한 이 모든 것들을 지켜준다면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로버트 테스트의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