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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그건그래

여명의 눈동자

생각의탄생 2007. 11. 22. 21:53
 

여명의 눈동자 (MBC, 1991)
감독-김종학 극본-송지나

그해 겨울 이름 모를 골짜기에서
난 사랑하는 여인과
내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친구를 묻었다.

그들은 가고 지금 난 남았다.
내가 남아있는 이유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 무정한 세월을 견디며 살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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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변함없이 일본 정부는 반성은 커녕 망언을 일삼고 있고, 우리나라는 정부에서조차 눈치만 보고 있는.
그래서 더더욱. 90년대 초라는 시기에 종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아픈 우리의 역사적 시대 배경을 아우르는
내용들을 다루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드라마. (겨우? 15년 전이지만, 우리가 민주화를 이루어낸 것은
그리 오래된 역사가 아니다. 지금 이 내용들을 다룬다면 오히려 더욱 회피하게 될 수도 있는 현실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여보면, 15년전에 이 소재가 드라마로 나오기 위한 과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요즘, 소위 '좀 뜬' 연예인들은 드라마, 영화 할 것 없이 매일 최고대우를 경신하고자 억대 타령이니,
누가 작품성 있는 드라마에 출연할 것이며 누가 연출하고 누가 극본을 쓰겠는가. 배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진정한 연기자마저 찾기 힘든 요즘이라서 더더욱 애착이 가는 드라마. 시간이 날 때마다 36부작이었던
이 드라마를 다시 보고 있는데 한 장면 한 장면의 기억이 새롭다. 세월이 흐른 만큼의 어색함과 지금은
널리 알려진 연기자들의 풋풋한 모습을 보는 것도 드라마 다시보기의 재미. (워낙에 어릴때 접한 작품이라서.
사실상 전체적으로 제대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렇게 하기 싫어 그만 두었던 피아노를 다시 치고 싶게 만드는 몇 곡 가운데 하나인 여명의 눈동자 OST.
main theme. 짧지만 긴 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