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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고등학교 : 졸업생의 눈으로

생각의탄생 2008. 3. 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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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졸업생에서  '졸업생을 가장한 불순세력' 으로 탈바꿈한지 벌써 반년이 넘었고
허탈감에 글을 삭제했지만 다시 올리겠다 다짐, 비공개로 한 두 페이지 써내려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쯤에서 묻어두는게 좋을꺼라는 생각에 짧은 몇줄로 마무리를 지어볼까 한다.

사건 이후 동문회를 포함해 한동안 졸업생들 사이에 여러 의견이 오갔던 것으로 아는데
생각은 다르지만 모두에게 있어 공통적인 것은 모교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개인 가치관에 따라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이러한 전제를 두고 내 의견을 말하자면

첫째. 최대한 재학생의 입장에서 보자는 것.
물론 내가 재학했던 10여년 전의 상황과 지금은 다르고, 같은 상황을 느끼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무엇이든 지나고 나면 추억만 남는다. 힘든 시기를 버텨냈고, 내게는 다 지나가버린 종료된 상황이라면
그때 그 시절 느꼈던 악습과 폐단은 이미 보상심리가 수여한 훈장쯤으로 변모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군대를 경험한 남자 선후배님들은 이 이야기가 아마 더 깊이 와닿지 않을까 싶은데.

시간도 어느정도 흘러 이제는 정말 좋은 추억뿐인 모교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나 역시
"요즘 애들 약해 빠졌군" 이었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내가 그 때에. 그 상황이 불합리하다 느꼈다면,
흔히 말하는 기성세대에 무한대로 가까워지는 지금의 나보다 그것이 정답일 가능성이 크다. 매우.

남녀공학. 전교생 기숙사 학교라는 특성상 일반 학교보다 조금 더 엄격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그 속에서도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고 자유로워야 한다는게 내 생각.
게다가 졸업후 요 몇 년 사이에 학생 인권에 대한 논의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진전된 사실을
떠올리면, 우리가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도 학생들에겐 훨씬 더 힘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둘째, UCC. 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용상의 문제는 분명 있으나, 방법론상의 문제가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느꼈겠지만 학교 규율, 제도부터 비리까지 고발하고자 하는 포커스를 맞추지 못했고
열악한 시설이나 두발규제같은 이야기는 오히려 논점을 흐리지 않았나 싶다. (사실 먹을 것도 제대로
못먹었던 우리때와 비교하자면, 건물 위 아래 지하강당에 각종 시설까지.. 좀 배부른 소리로 보이기도;;)

다만 방법론적으로 보았을 때, 꼭 이렇게 누워서 침뱉기를 해야 했는가 하는 측면에서는 의견이 많던데.
(게다가 학교 전체가 욕을 먹으니) 허면 이것이 과연 내부적으로 깨끗하게 논의되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던가?
이번 사건 이후 반성은 커녕, 모든 것을 부정하던 차차차 왕국의 차차차 일가를 상대로? 절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로부터 얼마 후 쇠고기 문제가 터져 촛불들이 거리로 나왔을 때. 참 누구와 똑같았었지..)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하지만, '법 앞의 평등'이 법전속에 누워있기만 하는 상황이라면
강한자일수록 근엄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를 읊조릴 것이고, 약하고 억울한자일수록 큰 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이러한 예를 수없이 봐왔고 또 지금도 보고 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 동영상 유포를 막무가내라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애초에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동등한 지위도, 길도 없었는데 말이다.

심장마비가 온 환자 옆에서 근엄하게 '일어나셔요' 할 사람은 없다. 강한 충격이 필요할 뿐.
과연 그것이 당사자들에게는 충격이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변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081018

진성고등학교 시리즈는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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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Prologue
아침편  :  첫번째  두번째
주간일과  :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야간일과  :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단편의 기억들  :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특별편  :  교복  진성7무  교지편집부  패러디  졸업생이 말한다
끝 : Ending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