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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고등학교 : 교지편집부

생각의탄생 2008. 3. 15. 16:35
진성고 3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 평생토록 사귈 친구들을 사귀었다는 점을 제외하고서라도 그곳에 무언가 나의 흔적을 남겼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1년간 몸담았던 교지편집부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말, 1년간 열심히 노력한 우리의 결실인 교지를 받아보았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 ^^

2학년 초, 도서실 옆 특별반에 앉아서 옆에 앉은 두희와 딴청피우고 있던 어느날, 현 교지 선배들이 동아리 홍보를 위해 들어왔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냥 '하면 좋겠다' 는 생각 뿐, 별다른 끌림은 없었다. 역시 내 인생 전반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귀차니즘' 때문에. 하지만 황뒤군의 끈질긴 설득 끝에 자기소개서까지 제출하고 면접을 보았다. 상담실에서의 면접. 이른 새벽, 샤워를 마치고 순번을 기다린 끝에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엄청나게 압도되는 듯한 분위기. 면접을 안해본 사람이라면 모른다. -_- 나 사실 대학교 때 보았던 면접고사보다 더 긴장되었던 것 같다. 가운데 내가 앉을 의자가 있고 선배들이 'ㄷ' 자 모양으로 마치 나를 둘러싸고 있는 듯한.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대답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근육 경련이 일어나 한손으로 목덜미를 붙잡고 겨우 대답했을 만큼 떨었다는 사실 하나는 생생하다. ^ ^

그렇게나 긴장했던 면접이 끝나고 교지편집부에 합격해 처음 모이던 날 저녁. 어찌나 어색했는지.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고 서로를 소개하거나 선배들 앞에서 재롱아닌 재롱을 떨었던 기억이 나는데 특히 2기 대표로 불렀던 현수의 조성모 노래가 떠오른다. ㅋ

1년간의 교지 활동은 직접 발로 뛰어다닌 것 만큼 더 기억에 남는다. 인사동이라던가, 결국 기사는 작성하지 못했지만 대학로 '민들레 영토' 취재를 했던 것. 그리고 축제나 체육대회 등 학교 행사에서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었던 일 등. 시간이 지나면서 마감에 쫓기며 엄청나게 고생했던 일들. 사실 기사라던가 워드 작업 등 대부분의 일은 두희군에게 맡기긴 했지만 말이다. (뒤야. 고생했다. ^ ^)
허가를 받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가끔은 자율학습 시간에 상담실에 모여 사진을 고르거나 기사와 관련된 상의를 했던 일들. (사실 막판 작업을 빼놓고는 잡담을 늘어놓으며 놀았던게 전부.) 그리고 연말, 대강의 작업이 끝나고 초본을 받아 오타 검열 작업을 했던 일 등.
지금의 교지를 보면 우리가 만들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내용 면에서도 그렇고, 편집이나 심지어는 책의 제본 상태까지 엄청난 발전이 있어왔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후배들이 그만큼이나 우리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배로서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래도 어떤 것이든 처음은 다 어려운 것 아닌가. ^ ^ 아! 우리가 2기지. -_- 핑계는 참. 아무튼~;;

교지가 나오고 3학년이 되면서 우리가 후배들을 뽑았던 날들도 기억난다. 최대한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터져나오던 웃음을 참기도 하고 의자 배치까지도 고려했던 일들. 면접 때 어떤 문제를 낼까 서로 고민했었고, 올해 도병훈 선생님의 지도가 있다는 말에 걱정했던 지원자가 예상 외로 엄청나게 많이 몰려 당황했던 기억들. 후배들아. 그 대단했던 경쟁률을 뚫었다는 것 자체가 너희들이 인재라는 것을 반증하는거야. 짜식들~ 푸훗 ^^*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선배로서 너희에게 받은 만큼도 챙겨주지 못한게 정말 미안할 뿐이지만, 이해하지? ㅋ

3학년 진학 직전 봄방학 때 졸업한 선배들과 함께 떠났던 오크벨리에서의 추억. (술마시며 했던 게임. 그리고 정말 눈 구경하기 힘든 해였는데 펑펑 쏟아지는 눈과 쏟아질 듯 많은 별을 보며 카메라가 없음을 아쉬워 했던 이튿날 저녁. 역시 여행기를 썼는데 어디로 갔는지..)
 
졸업하고는 선배들, 후배들은 커녕 동기들조차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가 교지편집부에 몸담았었다는 사실은 잊지 못할꺼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서로가 인연을 형성했다는 기쁨도. 그 때 크랭크인에서 모였던 것처럼, 언젠가는 모든 기수의 교지 선후배가 모여 진성고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 술자리할 날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아~ 진성고로, 교지편집부 활동을 했던 그 때로 되돌아가고파~*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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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1기(진성3기)                  교지2기(진성4기)                  교지3기(진성5기)

교지 이름은 曉泉(효천) 저 그림들은 모두 도병훈 미술선생님의 작품
지금은 학교에 바라는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때문에 사실상 교지편집부가
발행은 못하고 해체되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이 학교. 졸업한지 8년이 다 되어가는데 변한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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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고등학교 시리즈는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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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Prologue
아침편  :  첫번째  두번째
주간일과  :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야간일과  :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단편의 기억들  :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특별편  :  교복  진성7무  교지편집부  패러디  졸업생이 말한다
끝 : Ending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