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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W
진성고등학교 : 아침 [2] 본문
아. 이제 좀 살겠다 하고 기숙사로 들어가 다시 이불을 펴고 누웠는데 이게 왠 소란인가. 야담들이 일어나라고 난리다. 세개 학년중 가장 만만한, 그리고 관장실이 있는 2층의 3학년이 주 타겟이다. 사실 1년동안 매번 깨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정도의 기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냥 내버려 둔다. 하지만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사실 그 누구보다 야담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잠을 필요로 하는지. 변명같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잠이 정말 모자란 것은 사실이다. -_- 교실에서 매 쉬는 시간마다 잠깐씩 눈을 붙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편한 곳은 기숙사다. 그런데 점호 후 아침식사까지 채 한시간도 남지 않은 그 금쪽같은 시간마저 빼앗아버리다니. 매정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기숙사 취침인원 점검을 할 때에는 교실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심지어는 교실 책상에서 엎드려 자는 것까지도 통제를 하곤 한다. 윽! 나는 또 생각한다. '어제부터 실장 컨디션이 안좋더니 집에서 부부싸움이라도 한건가? 그래 맞아. 그 불똥이 우리에게 튄 것임에 틀림없어.' 유치한 발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작되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억울해서 못견디겠는걸. 흑 -_-
보통 여섯시 반쯤 아침조회가 끝나고 아침 식사가 시작되는 일곱시 반까지 약 한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앞서 설명했던 것 처럼 간혹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주로 잠을 자느라 바쁘지만 그렇지 않으면 교실에서 자습을 하거나 샤워를 한다. 시원-하게 샤워를 마치고 나와 시원한 음료수 한잔을 마시며 아침공기를 마실 때의 그 뿌듯함- 그렇지 않으면 아침에 잡혀있는 축구 시합을 할 때도 있다. 역시 1, 2학년 때는 우리 학년에 아침 운동장 사용이 허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학년에 밀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때가 많았지만 이제는 우리가 3학년 아닌가.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3학년이 공부나 하지.' 하는 다마 아닌 뒷다마를 듣게 될 터였지만 그런 것 신경 쓸 우리였으면 애초에 축구를 하지 않았을꺼다.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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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고 기숙사. 당시 50여명의 한반 학생들 모두 한 방에서 생활했다.
이층침대와 사물함이 전부.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추억과 낭만이 있던 그리운 곳.
[사진 : 여자기숙사. 출처 : 사이좋은 사람들 / 정희정님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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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것도 1학년때 1년간 겪었던 이야기이다. 1학년 때는 새벽에 0교시라는 수업이 있었다. 보충수업이었는데 지금 말하는 자유시간과 같은 시간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마 새벽 여섯시 반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예상했겠지만 거의 다들 잠에서 깨어나오지 못해 괴로워했던 시간이다. 3학년이 된 지금도 이렇게 비몽사몽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발버둥 치는게 현실인데 말이다. 이 수업은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께도 너무나 힘든 수업이어서, (생각해보라, 새벽 여섯시에 학교에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사립인 관계로 대부분 선생님들이 가까운 곳에 살고 계셨지만 그래도 그것은 너무 가혹한 행위였다.) 결국 0교시는 1년여만에 폐지되었다. 휴우- 이 중요한 역사를 깜빡할 뻔 했네! 아무튼 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매일 완벽하게 똑같은 일과가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충 비슷한 싸이클에 의해 아침의 생활이 반복된다. 그렇게 자유 아닌 자유시간을 보내고 나면 일곱시 반. 아침밥을 먹고 여덟시 반부터 시작했던 1교시 수업.
식단에 대한 기억을 자세히 더듬어보면 그나마 구렸던 하루 세끼의 식사중에서도 아이들이 잠이 덜 깨거나 아예 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파악/계획/적용하여 가장 구리게 짜여져 있던 식단이 바로 아침식단이었던 것 같다. 흠. 아침에 자주 나왔던 것 하나. 식빵, 우유, 콘프레이크, 야채 잘게 썬 셀러드, 그리고 계란 후라이. 그래도 가장 먹을만 했던 아침 식단가운데 하나이다. 육계장, 비빔밥처럼 인기있는 식단은 아니지만서도. 아무튼 아침을 먹은 후에 단 몇 발자국을 움직여 기숙사에서 학교로 건너갔고, 바로 시작되었던 담임선생님의 아침 조회. 매일 '간밤에 별일 없었냐.' 로 말문을 여셨던 고재원 선생님의 말씀. 그리고 우린 그 지겨운 하루 일과를 시작했던 것이다.
PS
아침만해도 이렇게 길다니. 아무튼, 그 때는 불만 투성이었지만 지금에 와서 떠오르는 건 재미있었던 기억들일 뿐. 정말 그때가 너무나 그립다.